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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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볶음밥의 실체오늘의일기(끄적끄적) 2023. 11. 15. 13:31
'내일 아침은 깍두기볶음밥 해 줄까?' '아니요, 어머니. 저는 먹지 않겠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하거나 나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어머니라는 호칭을 쓰는 딸래미다. '깍두기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나마 먹던 깍두기볶음밥도 질려버렸사옵니다. 어머니는 깍두기볶음밥을 너무 좋아하시는군요.' '아니야, 엄마도 깍두기 별로 안 좋아해. 집에 있는 깍두기가 처치 곤란해서 그나마 볶음밥으로 해서 먹으려는거야.' '그렇사옵니까, 어머니.' '할머니가 깍두기를 너무 많이 주셨어. 내가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럼 어머니가 잘 하시는 거절을 하셨어야지요.' 맞는 말이다. 친정엄마가 반찬이나 농사 지은 채소를 준다고 하면 무조건 필요없다고 한다. 옆에서 보고 있던 딸래미도 그걸 아는 모양이다. 그러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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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인생 고달프네오늘의일기(끄적끄적) 2023. 11. 8. 08:52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벌써 시간은 7시를 넘기고 있다. '엄마, 나 오늘 감기 기운이 있어 몸이 안 좋았는데도 1개밖에 안 틀렸어.' '잘했어. 안 그래도 밴드에 올라온 거 봤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종알종알 이야기 하는 딸래미다. '문제는 어렵지 않았어?' '몸이 안 좋아서 재시 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틀린 문제는 어떤 문제야? 왜 틀렸는지는 확인했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시험에 관한 질문만 하는 엄마다. 인생 선배랍시고 앞으로의 수능이 어떻게 변해서 출제될 것이며, 내신을 위해서는 어느 중학교를 가야한다는 등등의 설교를 늘어놓는다. 집에 도착해서 차에 내리자 딸래미가 말한다. '12살 인생 고달프네.'